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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하나씩

나로서 살아가는 나날

by 찌니니 2022.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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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집을 나섭니다.
아직은 이른 시간이지만 어제보다 태양이 조금 더 누워 있는 것 같습니다. 길게 비추는 햇빛은 가을 하늘을 좀 더 눈부신 광경을 만들어줍니다. 천천히 자동차를 달리며 주변도 살핍니다. 퇴근시간도 주말도 아니지만 분주한 자동차들이 도로에 한가득 채웠습니다. 음악소리를 살짝 낮추고 창문도 열어봅니다.

도착한 주차장은 많은 차들로 가득합니다.
근처 보건소나 학교가 있어서 그런지 차들은 언제나 이곳저곳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매번 주차를 하던 자리가 있어 얼른 주차를 합니다. 늘 가지는 생각이지만 저는 익숙한 것을 가장 좋아하고 매번 같은 것을 하는 것이 마음이 편합니다. 변화는 매일 먹는 저녁 메뉴 고르기만도 과분할 정도니까요.

길을 걸어 도서관을 갑니다.
한적한 길이라 천천히 걷고 싶은 생각이 늘 들었습니다. 1분도 채 걸리지 않을 거리를 매일 느린 걸음으로 나무를 바라보며 걷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후다닥 자리를 피해 주었습니다. 이곳의 풍경을 근사하게 보는 건 저만이 아닌가 봅니다. 적당한 배경이 되기보다는 온전한 길을 담았으면 하는 마음에 전력을 다해 도서관으로 달렸습니다.

책을 찾아 천천히 숨을 고르고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조금은 생소한 분류가 있는 책장을 거닐었습니다. 대학생일 때 가장 관심을 가지던 경제학은 이제 문학보다는 현실의 경제관념이나 소비를 중점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인문학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현실에 변화를 주고자 배워나가야 할 지식인데도 거리감을 좀처럼 줄어들려 하지 않았습니다. 적히 세네 번은 더 둘러보아야 조금은 익숙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회학도 보고 제일 싫어하는 정치학을 거쳐 마지막 교육학은 나도 배움으로써 다른 이를 배움을 전해줄 수 있는 기회를 갖추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손에 들린 6권을 유심히 바라봅니다.
무심결에 손을 뻗어 가지고 온 책입니다. 책 제목에 요즘 가지고 있는 생각이 담긴 글이 있어 꺼내다 보니 이렇게 되었습니다. 창가의 빈 곳에 앉아 가져온 책들의 목차를 훑어봅니다. 궁금함에 목차를 둘러보니 마음이 가는 책은 두 권만 남았습니다. 그중 한 권의 책을 잠깐 읽어봅니다. 역시 한 번 더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라 일단은 대출을 하였습니다.

커피를 주문하고 문득 보이는 시에 눈을 돌렸습니다.
늦은 나이에 글을 익히시고 한 글자 한 글자 마음을 담으신 듯 좀처럼 눈을 뗄 수 없는 귀한 글이었습니다. 천천히 읽어가는 마음속 목소리는 조금씩 잠겨가는 것은 이내 마지막 시구에서 울음으로 터져 나왔습니다.

나는 지금 그렇게 살아가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냥 하루가 시작을 하면 일어나 밥을 먹고 취업준비랍시고 책상에 앉아 있다 도서관을 들리고 휴식이라 생각하며 커피를 마시고 늦은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듭니다. 미련한 생활이 반복되다 보니 알면서도 나는 이렇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우연으로 ‘열심히’라는 고귀한 단어를 내 마지막에 쓸 수 있도록 그분의 시를 두 눈 가득 담았습니다. 저는 오늘 매우 큰 행운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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